문학책이란 어떤 종류의 책일까요? 재미있는 문학책, 좋은 문학책이란 어떤 책일까요?
'서울대 선정 문학 100' 이런 책일까요? 아닙니다. 제 아이는 작년에 서울대에 입학했습니다. 하지만 아이 독서를 진행할 때 '서울대 선정 도서'를 중요하게 여긴 적은 없습니다. 그럼 어떤 문학책이 재미있고 좋은 문학책일까요?
시, 소설, 희곡, 수필, 평론 등이 문학에 해당하는데요. 이 포스팅에서는 소설로 좁혀서 이야기하려 합니다.
소설은 아이들 기준으로 보면 ‘동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위한 문학책은 소설책이라 하지 않고 동화책이라고 합니다. 단, 이와 같은 개념 정리는 학술적이거나 사전적인 개념 정리가 아니라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용어를 기준을 한 것입니다.
그리고 유아~유치 시기에는 창작이라는 용어를 자주 사용하는데요. 이 때 창작은 대체로 문학책(동화책)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유아 때에는 창작을 많이 읽히고, 7세 전후로는 지식정보책을 많이 읽어야 해요.” 라는 표현도 종종 들을 수 있습니다. 어쨌든 이번 포스팅에서는 ‘동화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려 합니다.
어떤 동화책이 좋은 동화책일까요? 저는 두 가지 정도를 생각하는데요.
하나는 머리 속에 그림이 잘 그려지는 책입니다. 예전에 소설책을 정말 재미있게 본 적이 있습니다. 그 책으로 영화를 만들었다고 해서 ‘책 내용을 영상으로 보면 얼마나 재미있을까?’라고 기대하며 극장에 갔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책을 보며 상상으로 그렸던 그림의 절반도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만큼 인간의 상상력은 무한한거죠.
즉, 좋은 동화책은 책을 읽을 때 내용이 섬세하게 그리고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그림으로 그려지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그림책은 그림이 상상의 재료가 되기 때문에 글의 구성이 탄탄하면서 글과 그림이 잘 어우러져야 아이도 책 속에 쉽게 빠져들 수 있습니다.
그런 책을 어떻게 고를 수 있냐고요? 여러 책을 직접 읽으면서 비교해 보세요. 어렵지 않게 고를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막장 드라마 같은 책입니다. ‘왠 막장 드라마?’라고 생각하실텐데요.
막장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을 합니다. “저게 말이 돼? 아주 막장을 달리네~”라고요. 그러면서 드라마 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TV 앞에 앉습니다(모두 그런 건 아니지만요).
제가 막장 드라마라고 표현한 것은 진짜 막장 같은 동화책을 말 하는 것은 아니고요. 위기와 절정이 어느 정도는 되어야 재미있다는 뜻입니다.
소설의 기본 구성은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입니다. 그리고 소설책에서 가장 큰 재미를 느끼는 부분이 위기와 절정이죠. 굳이 막장 드라마 수준까지 무리해서 위기와 절정을 설정할 필요는 없지만 어느 정도의 긴장감과 갈등 해소 과정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할아버지가 도시의 생성 과정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들려 주시는 사회 동화’라고 소개하는 책을 본 적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사회를 어려워 하는데 좋은 책이 나왔나 보다’라고 생각하며 책을 펼쳤는데요.
책의 텍스트는 이런 방식이었습니다. “여기는 예전에는 좁은 길이었단다. 그런데 기차역이 생기면서 사람들이 모여 들기 시작했지.” 그리고 다른 곳으로 장소를 옮겨서 “여기는 예전에는 논밭이었단다. 그런데 신발 공장이 생기면서 사람들이 더 많이 모여 들었어.”
책의 텍스트는 계속 위와 같은 방식으로 장소를 옮겨 가며 고장의 변화를 이야기 해 주고 그 변화가 또 어떤 변화를 가져 왔는지를 이야기 해 주는 방식이었습니다.
분명 할아버지가 아이에게 ‘이야기’를 해 주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 때의 ‘이야기’를 ‘동화(문학)’라고 할 수 있을까요? 기본적인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 구조도 아니며, 위기와 절정이 없기 때문에 긴장감이나 갈등 해소를 느낄 수가 없습니다.
즉, 이 책의 텍스트는 동화가 아니라 정보를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 놓은 설명문(비문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야기식으로 풀어 놓았기 때문에 읽기에는 좀 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동화책이라고 생각하고 동화책 읽을 때의 재미를 느끼길 기대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책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출판사 이름도 아니고, 가격도 아니고, 옆집 엄마의 추천도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님이 직접 읽어 보는 것입니다. 아이를 위한 동화책을 직접 읽어 보면서 구성은 탄탄한지, 어느 정도 긴장감과 갈등 해소 과정도 있는지, 아이가 평소에 부담스러워 하는 동화 스타일은 아닌지, 글과 그림이 잘 어우러지는지 등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 과정이 부모님의 책 고르는 능력도 길러 줄 것입니다. 대부분의 집에서 독서를 진행하지만 아이들 독서 성공률은 50%도 되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 독서 고수 만들기> 책을 꼭 읽어 보세요. 좋은 가이드가 되어 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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