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3~중등 한국사 대비 위인전 - 독립운동가
이번에 소개하는 책은 한국사 대비 효과도 볼 수 있는,
초등 위인전입니다. (중학생이 봐도 좋습니다~)
한국사 공부에서 두 번째 고비인 '근대사' 부분을 공부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는 위인전입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독립운동가>
김구, 안중근, 안창호, 신채호, 주시경,
여운형, 손병희, 한용운, 유관순, 김원봉,
홍범도, 김창숙, 이상재, 주기철, 신돌석·유인석
한국사에서 특히 더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시대는 두 곳입니다.
하나는 삼국 시대인데요.
고구려, 백제, 신라에 가야까지 나오며, 각 나라별로 건국 신화부터 시작해서 전성기, 경쟁 관계, 중요 인물과 사건, 나라별 문화제, 삼국의 통일 과정 등등 상당히 복잡한 내용이 나옵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근대사입니다.
조선의 개항을 시작으로 해서 흥선 대원군, 병인양요, 신미양요, 강화도 조약, 갑신정변, 동학 농민 운동, 갑오개혁, 을미사변, 독립신문, 독립 협회, 만민 공동회, 을사늑약, 항일 의병 등등
이름도 비슷하고, 이 사건이 저 사건 같고, 앞뒤 순서도 헷깔리는데 등장하는 인물도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 복잡한 내용을 단순 암기하려 했습니다.
● 서재필 - 독립신문 - 독립 협회 - 독립문 - 만민 공동회
● 신돌석 - 평민 출신 의병장, 태백산 호랑이
● 안창호 - 학교 설립, 한글과 역사 교육
● 신채호 - 조선 상고사, 우리 역사 연구
● 안중근 - 을사늑약 이토 히로부미 저격
● 유관순 - 3.1 운동, 천안 만세 시위
● 김구 - 대한민국 임시 정부 수립, 한인 애국단 조직
● 홍범도 - 독립군, 봉도동 전투, 청산리 대첩
위 내용을 단순 암기하는 건 너무 안타깝습니다.
게다가 독립운동가 이야기인데요..
문제는, 아이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몇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재미없다' 입니다.
단순 설명식, 업적 나열식, 다큐멘터리 해설 방식의 위인전은 당연히 재미 없습니다.
일부 소수 아이들 빼고 다수 아이들은 읽지 않습니다.
그래서 위인전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재미있나?' 이고요.
위인전이 재미 있으려면 소설 같아야 합니다.
이순신 다큐멘터리보다 이순신 영화가 훨씬 더 재미있는 것처럼요.
그나마 이순신 장군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소재가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다큐멘터리로 봐도 재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에 비해 '김구, 주시경, 안창호, 신채호' 등 근대사의 중요한 위인 분들은, 아이들 입장에서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소재가 적은 편입니다.
그래서 그런 위인들을 다룬 책은 더 소설 같아야 합니다.
다음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독립운동가 - 김구> 책의 본문 중 일부입니다. 책 본문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아직도 소식이 없어요?"
"벌써 이레가 지났는데, 저러다 산모가 죽는 거 아닌가 모르겠군."
"진통을 저렇게 오래 하다니......, 쯧쯧."
백운방 텃골의 한 오두막에서는 사람들이 모여 걱정을 하고 있었다. 황해도 해주에서 서쪽으로 70리 가량 떨어진 곳이었다. 가난한 농촌이었다.
남편인 김순영은 아내가 제발 순산하여 아들을 낳아 주기만을 빌고 있었다.
"이제 하는 수 없다. 모든 방법을 다 썼는데도 안 되니 순영이가 지붕에 올라가야겠다."
집안 어른들은 강제로 김순영에게 소의 길마(짐을 싣기 위하여 소의 등에 안장처럼 얹은 도구)를 씌웠다. 지붕에 올라가서 소 울음소리를 내라는 것이었다. 전해 오는 미신 같은 것이었지만 김순영은 그렇게라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김순영은 집안이 너무 가난하여 스물네 살에야 겨우 결혼을 했다.
현풍 곽씨 집안의 딸이었다. 이름이 낙원인 신부는 겨우 열네 살, 너무 어린 나이였다.
3년 만에 아내는 임신을 했다.
"푸른 가시가 돋친 밤송이 속에서 붉은 밤 한 톨을 얻어 잘 보관했어요."
아내는 부끄러워하며 태몽을 꾼 이야기를 했다.
푸른 가시 속의 밤 한 톨. 어쩌면 그것은 아기의 앞날이 험난할 것을 예고하는 것일지도 몰랐다.
김순영이 지붕에 올라가 소 울음소리를 내자 흡사 그 방법이 효과 있는 것처럼 아기가 태어났다. 1876년(고종 13년) 음력 7월 11일 자시였다.
부모는 아기 이름을 창암이라고 지었다. 이 아기가 바로 백범이다.
아기는 태어났지만 산모는 잘 먹을 수가 없어 젖이 모자랐다. 암죽을 먹이고 동네로 다니면서 동냥젖을 먹이지 않으면 안 되었다.
창암은 암죽과 동냥젖을 먹으면서도 잘 자랐다. 그러나 네 살 되던 1879년 천연두에 걸리고 말았다.
의원에게 갈 돈도 없는 살림이었다.
어머니는 창암의 얼굴에 돋은 고름을 죽침으로 빼냈다. 부스럼을 앓을 때 쓰는 방법이었다.
잘 먹지 못했지만 타고나기를 강한 체질이었는지 창암은 살아났다.
-중략-
김구는 기사를 읽으며 가슴 아파했다. 그러나 그 일로 자신이 다시 감옥에 가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이듬해 1911년 1월 5일 새벽, 일본 헌병 하나가 양산학교 사무실로 그를 찾아왔다.
"소장님이 선생 좀 보자고 합니다."
헌병을 따라간 헌병 분견속에는 김홍량, 도인권 등 양산학교 교사 여럿이 이미 잡혀 와 있었다.
"당신들을 체포해서 서울로 보내라는 총독부 명령이 왔소. 이유는 나도 모르오."
김구는 서울로 끌려가 감옥에 갇혔다. 그곳에는 황해도와 평안도 일대의 애국자와 지사들이 갇혀 있었다.
며칠 후, 김구는 취조실로 끌려갔다. 그곳에는 여러 가지 고문 기구가 놓여 있었다.
취조관은 주소와 이름을 묻고 나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
"네가 왜 잡혀 왔는지 아나?"
"잡아 왔으니 끌려 왔을 뿐이오. 이유를 내 어찌 알겠소."
"건방진 놈이로군."
취조관은 부하를 시켜 김구를 천장에 거꾸로 매달아 놓고 몽둥이로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 김구는 매질에 견디다 못해 기절했다. 그러자 취조관은 찬물을 끼얹고 다시 고문을 했다.
"안명근을 시켜 독립 운동 자금을 모았지?"
"모르는 일이오. 안명근이란 사람은 알지만 그런 일 없소."
"안명근이 부자들을 권총으로 위협하여 돈을 강도질했는데, 네가 시킨 짓이잖나. 다 알고 있는데 무슨 거짓말이야."
그들은 김구를 다시 거꾸로 매달고 때리기 시작했다. 김구가 정신을 잃으면 찬물을 끼얹고 정신이 들면 끔찍한 고문을 쉴 사이 없이 해댔다.
"안명근과 어떤 관계야?"
"아무 관계도 아니다. 그가 안중근의 사촌 동생이라는 것을 알 뿐이다."
"이 새끼, 죽고 싶은가? 독립운동을 하겠다고 나선 네 동지들 이름을 대란 말이야."
끔찍한 고문이 매일 계속되었다. 때로는 쇠꼬챙이를 화롯불에 달구어 그것으로 맨살을 지지기도 하고, 거꾸로 매단 다음 코에 물을 붓기도 했다.
김구는 정신을 잃고 쓰러질망정 결코 그들에게 살려 달라고 사정하거나 비굴하게 행동하지 않았다.
모진 고문을 당하는 것은 김구만이 아니었다. 안명근은 말할 것도 없고 김홍량이며 김용제, 이승훈, 양기탁 모두 심문을 받으러 갈 때는 걸어 나갔으나 돌아올 때는 반죽음이 되어 업혀 들어오곤 했다. 이 모진 고문에 한필호와 몇 명의 애국지사는 목숨을 잃기까지 했다.
김구는 이렇게 심한 고문을 당하면서도 유치장으로 돌아올 때면, "내 목숨은 너희가 빼앗아도 내 정신은 빼앗지 못한다!" 라고 외치곤 했다. 김구의 이런 외침의 목소리는 감방에 갇혀 있는 동지들에게 큰 격려가 되었다.
결국 김구는 안명근을 시켜 부자들의 돈을 강탈했다는 강도죄로 15년, 서간도에 군관 학교를 세우려 했다는 보안죄로 2년, 합해서 17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김홍량도 17년이었고 안명근은 종신징역형이었다.
판결이 확정되자 김구와 동지들은 서대문 감옥으로 가게 되었다. 다행스러운 일은 이곳에서는 때때로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17년은 참으로 긴 세월입니다. 어쩌면 다시 밝은 하늘을 볼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우리 비록 몸은 왜놈들에게 잡혀 있지만 정신으로는 왜구를 짐승처럼 생각하며 밝게 살아갑시다."
김구는 동지들에게 자기가 마음먹은 것을 이야기했다.
"그 동안 조사받으면서 내 느낀 게 있소. 우리 앞날이 그리 어둡지만은 않다는 것이오. 내가 만난 일본인들 중 인물이 없었소. 그저 악독할 뿐이었소. 그런데 우리 젊은이들을 보시오. 애국심에 불타고 정신은 맑고 씩씩하오. 저들이 교육만 잘 받는다면 우리 민족은 일본보다 몇백 배 훌륭한 민족이 될 것이오."
죄수들은 아침저녁으로 일본 간수를 향해 절을 하는 규칙이 있었다. 김구는 무슨 구실을 대서라도 이 짓을 하지 않았다.
-중략-
위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본문 한 페이지의 글 양이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어휘와 문장도 어렵지 않고, 문장 길이도 비교적 짧은 편입니다.
행과 행 사이 간격도 넉넉해 답답하지 않습니다.
초등 중학년도 편하게 만만하게 볼 수 있는 본문 디자인과 글입니다.
[추천하는 학년]
책 잘 보는 초등 3학년
주로 초등 4학년~6학년에게 추천
중등이라면 휘리릭 편하게 볼 책
이 책의 차례이고요. 본문 전체 198쪽입니다.
거의 200페이지 분량이기 때문에 인물을 이해하는 데 부족함이 없습니다.
<차례>
1. 출생과 유년지 - 12
2. 과거를 준비하다 - 23
3. 동학교도가 되다 - 34
4. 싹트는 애국심 - 48
5. 투옥과 탈옥 - 59
6. 힘들게 얻은 짝 - 73
7. 교육 운동을 펼치다 - 86
8. 다시 감옥에 갇히다 - 98
9. 상하이 임시 정부에서의 활동 - 114
10. 이봉창 의사와 윤봉길 의사 - 125
11. 장제스를 만나다 - 139
12. 독립은 되었지만 - 150
13. 조국으로 돌아오다 - 161
14. 오직 통일된 조국을 꿈꾸며 - 173
15. 선생님 가셨는데 우리가 무슨 말 하오리까 - 187
위인전에서 '재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다루는 인물' 인데요.
이 시리즈에서 다룬 인물을 다시 보겠습니다.
김구, 안중근, 안창호, 신채호, 주시경, 여운형, 손병희, 한용운,
유관순, 김원봉, 홍범도, 김창숙, 이상재, 주기철, 신돌석·유인석
절반 이상의 인물이 초등 한국사 교과서에 등장하는 인물입니다.
교과서에 나오니까 중요하다는 것이 아니라, 그 만큼 중요한 인물이기 때문에 교과서에 나오는 거죠.
그 중요한 인물들을 재미 없게 암기할 것이 아니라!
재미 있는 소설책에서 만날 수 있는 시리즈여서 소개하고 추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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