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의 재료로써 중요한 배경 지식, 그런데 장기 기억 공간에 쉽게 저장되지 않는 배경 지식...
어떻게 하면 배경 지식을 효율적으로 장기 기억 공간에 저장할 수 있을까요?
그 해답은 뇌에서 찾아야 합니다.
이제부터 머리 속에 배경 지식이 저장되는 모습을 다르게 그려야 합니다. 지금까지는 무수히 많은 서랍에 각각의 개별 정보들이 들어 있는 모습으로 생각했다면 이제부터는 그물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는 끝없이 넒은 망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서랍과 그물망에서 가장 큰 차이는 뭘까요? 그것은 바로 ‘연결’입니다.
‘신라는 불교를 받아들여 왕권을 강화했다’라는 정보가 있습니다. 서랍으로 생각하면 ‘신라’라는 정보가 들어 있는 서랍이 하나 있고요, ‘불교’와 ‘왕권 강화’라는 정보가 들어 있는 서랍도 있습니다.
이제 빈 서랍 한 곳에 ‘신라는 불교를 받아들여 왕권을 강화했다’라는 정보를 넣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긴 문장은 잘 저장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장기 기억 공간에 정보를 저장하는 방식은 서랍 방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서랍 방식이 아닌데 마치 서랍에 개별 정보를 보관하는 것처럼 저장하려 하니까 잘 저장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장기 기억 공간에 정보를 저장하는 방식은 그물망 방식이라고 했습니다. 개별 정보들이 그물망처럼 연결되어야 비로소 장기 기억 공간에 저장되는 것입니다. ‘연결되어야’ 저장됩니다. ‘연결’이 핵심입니다.
그리고 이 ‘연결’은 ‘이해’를 뜻하고, ‘자극’ 또는 ‘고리’를 뜻하기도 합니다. 이해든, 자극이든, 고리는! 어떤 식으로든 정보와 정보 간에 연결이 되어야 잘 저장됩니다.
삼국 시대에 신라에는 왕도 있었고 귀족도 있었습니다. 왕이 귀족보다 신분이 더 높았습니다. 그런데 귀족의 힘이 무척 강했습니다. 왕이 자신의 생각대로 나라를 다스리기 위해서는 왕의 힘을 더 강하게 만들어야 했습니다.
고민하던 왕에게 반가운 소식이 들려 왔습니다. 바다 건너 중국에 불교가 퍼지고 있는데, 불교에서는 ‘왕은 곧 부처다’라고 주장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백성들이 불교를 믿으면 부처님을 믿는 것이고, 부처님을 믿으면 왕도 부처님처럼 믿게 되는 거죠. 왕은 곧 부처라고 하니까요. 신라의 왕은 이차돈의 희생을 계기로 불교를 받아들여 널리 퍼뜨렸고, 왕권을 강화할 수 있었습니다.
‘신라’, ‘불교’, ‘왕권 강화’라는 개별 정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위 설명을 통해 ‘신라’, ‘불교’, ‘왕권 강화’ 세 정보는 ‘신라는 불교를 받아들여 왕권을 강화했다’로 서로 연결되었습니다. 이렇게 연결될 수 있었던 것은 위 문장 자체가 ‘이해’되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배경 지식 습득의 핵심입니다.
개별 정보를 단순 암기하면 오래 기억할 수 없습니다. 단순 암기만 하면 대부분 단기 기억 공간에 저장된 상태이기 때문에 시간이 좀 지나면 사라져 버립니다. 빨리 장기 기억 공간으로 보내야 하죠. 그러려면 정보를 그물망처럼 연결해야 합니다.
즉, 이해하고 암기해야 정보를 장기 기억 공간에 넣을 수 있습니다. 이해해서 정보 간의 관계를 파악하면 자연스럽게 정보 간에 연결 고리가 생깁니다. 이 상태에서 암기하면 장기 기억 공간에서 그물망 형태로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빨리 저장할 수 있고, 튼튼하게 저장할 수 있으며, 오래 저장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벼락치기와 같은 단순 암기 위주로 정보를 저장하려 합니다. 그래서 시험 공부는 열심히 하는 데 며칠만 지나면 공부한 내용의 대부분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어찌나 깨끗이 사라지던지요. T.T)
그리고 배경 지식 그물망에서 ‘연결’에 해당하는 것은 대부분 ‘이유’입니다. ‘신라는 불교를 받아들여 왕권을 강화했다’에서도 연결에 해당하는 것은 ‘왜 불교를 받아들이면 왕권이 강화되는가?’, ‘왜 불교를 받아들이기 전에는 왕권이 약했는가?’ 등이거든요. 이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인과관계의 이해’입니다.
‘인과관계의 이해’는 비문학 책 읽기의 핵심이기도 하고요, 학습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공부를 잘 하면 수학을 잘 하는 것이 아니라, 수학을 잘 하면 공부를 잘 하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 수학 고수 만들기> 내용 중에서)
‘배경 지식 습득에서 이름이나 명칭, 어휘가 중요하다’라고 생각하신다면 배경 지식에 대해 오해하고 계신 거예요. 배경 지식은 그물망 형태로 저장됩니다. 그리고 배경 지식 그물망의 핵심은 개별 정보가 아니라 ‘연결’이며, 연결의 대부분은 ‘인과관계의 이해’입니다. 즉, 배경 지식 습득의 핵심은 ‘정보와 정보 간에 인과관계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2022 개정교육과정을 반영한 유아~초등 독서법, 공부법, 코칭법에 대해서는 행공신의 정보를 참고해 보세요.
분명 큰 도움 되실 거예요.
특히 학년별 공부 우선 순위가 궁금하신 분들은 <코로나19 이후의 미래사회 공부법> 책의 Part5 부분을 꼭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
둘째 아이 입학하고 휴직을 하면서, 선생님 책과 블로그, 컨설팅까지 참여해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아직도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았지만 6년 동안 선택과 집중으로 아이도, 저도 큰 부담과 갈등없이 온 것 같아요
복집 후에도 꾸준히 업뎃되는 정보와, 자료로.. 꾸준히 저의 페이스를 유지할 수도 있었구요
팩트에 기초한 정보와 상황들에 대해 알고나니 저의 교육가치관도 구체화되고, 아이의 에너지를 고려하라는 말씀을 떠올리면 아이와도 조율이 되더라구요
늘 느끼는 거지만 어떤 학원의 설명회보다 객관적이고, 가장 현실적인 답을 주시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아마 부모의 입장에서 입시를 바라보고 분석하셔서 그런게 아닐까 싶어요
다음 번 강의 때도 뵙겠습니다...
저희 아이 6학년인데.. 중등도 이런 강의 하셨으면 좋겠어요~
-------------------------
[행공신 온라인 오프라인 강.의와 도서 종류]
'행공신 교육 > 독서 문해력 논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서법] 다독을 하면 배경지식이 많아질까? (0) | 2021.11.17 |
---|---|
[독서법] 독서 후 질문, 하는 게 좋을까? 잘 할 수 있을까? (0) | 2021.11.12 |
[독서법] 독후활동으로 사고를 확장하는 질문이 좋을까? (초등독서토론논술) (0) | 2021.11.04 |
[독서법] 읽기독립을 위해 독서 후 어떤 질문을 할 것인가? (초등독서토론논술) (0) | 2021.10.27 |
[독서법] 읽기독립! 소리 내어 읽으면 읽기독립? (초등독서토론논술) (0) | 2021.10.25 |
댓글